칼럼

나를 따라오려거든

행복한교회 2025.10.19 13:08 조회 수 : 27

독일의 개신교 목사이자 신학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히틀러와 맞서 싸운 인물이었습니다. 히틀러가 피폐해진 독일 국민들을 현혹할 때, 그는 그 선동이 우상숭배적이며 반(反)기독교적이라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습니다.

당시 히틀러는 독일 그리스도인들로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히틀러가 무너진 독일을 일으켜 세우고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기 위해 하나님이 보낸 시대의 지도자라고까지 평가했습니다. 나치의 사회 통합과 적극적 행동을 ‘행동하는 기독교’의 참모습으로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본회퍼는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나치에 반대하며 ‘독일 고백교회’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핑켈발데 신학교의 책임자가 되어 학생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을 실천했습니다. 이 경험은 훗날 기독교 고전 『나를 따르라』를 집필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두고 씨름한 그의 치열한 신앙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신학교는 폐쇄되었고, 본회퍼는 추방당했습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교회 지도자들에게 독일의 현실을 알리고 반대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강연하던 도중, “민족이 고난받고 있을 때 그들과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결국 독일로 돌아옵니다. 그 후 저항운동 중 체포되어 1945년 플로센뷔르크 수용소에서 39세의 젊은 나이로 순교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마지막 시를 약혼녀와 가족에게 남겼고, 그것은 「선한 능력으로」라는 찬양으로 지금도 불려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 그리고 주님의 길을 따라간다는 것은 이처럼 매일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눅9: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