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번지수를 옮기다

행복한교회 2023.12.27 22:31 조회 수 : 48

번지수를 옮기다

 

전** 집사

 

삼천육백오십일을

무릎으로 섬기던 와리골 교회당과 이별을 했다

미움의 이끼도 있고

섭섭함의 옹이도 수두록 하건만

아픈 가슴 한번 툭 치고

벌걸음 무겁게 탁 떼고 나니

갈 곳이 마땅 찮다

사리골 사랑채로 돌아와 털썩 주저앉고 보니 조금은 막막

 

주님의 인도함이 있겠지 자기 위로도 잠시

약간 불안함이 엄습

나보다는 아내가 걱정이다

지고지순한 믿음의 철인은 분명 하지만

상처나고 다친 그 마음은 오죽할까?

 

몇 주일 째

아내는 섬길 교회를 찾아 금요철야

주일 성수를 지켜 낸다

난 성서말씀과 예수님 허리춤 부여 잡고

생때를 썼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늘 TV화면에

어느 교회 어느 목사님인지 모르지만

깜장목사님께서 잔잔히 설교하고 계신다

 

궁금했다

아내의 부연 설명

그래서 내어 밷은 말

상가 교회는 가지 마시오

 

아내의 침묵에 더 궁금 했다

가 봅시다

목사님과 가벼운 차 한잔에

번지수가 옮겨질 줄

그냥 머물러야 겠다

엉뚱한 책임감 발동

 

잔잔한 설교 하나님 말씀

물 스며들 듯 우리 마음을 적셔 냈다

주님이 인도자 되시니

교회가 자연스레 질서정연 하다

 

번지수가 바뀌는 순간

큰나래 2길 51로

호적을 옮겼다

이제는 내 교회다

성장하고 섬길 교회다

 

새로 태어나 처음 맞는 성탄

예수님으로 인하여 역사가 두 동강으로 쪼개졌 듯

난 AD 행복한교회 1년이다

 

난 초신자다

근데 또 다른 초신자를 기다린다

문소리 삐걱하는 소리에

마음은 이미 기다린다 새로운 성도를

모두의 마음이 다 똑 같아서

우리는 더더욱 행복하다

 

우리 교회는 다있다

목사님 사모님 장로님 삐치셨던 귀여운 전도사님

권사님 집사님 그리고 성도

또 있다

예수님이 좋아하시는 어린아이

축 성탄이다

행복하자 우리 교회

행복한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