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란 두 가지 이상의 반대되는 상황에 놓여졌을 때 불편함을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합리화를 말합니다. 심리학자 레온페스팅커(Leon Festinger)가 시한부 종말론에 빠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을 보며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옷이라도 백화점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산 사람이 자신의 선택에 더 만족하고, 더 비싼 치료비를 지출한 환자가 자신의 치료에 더 만족감을 보여주는 것이 그 예입니다. 생각해보면 더 싸게 살 수 있는 옷이라도, 치료비라도 자신이 선택한 것에 더 의미를 두고 행복해 한다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유대인들 특히 종교지도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예수님의 기적과 말씀을 듣고도 변하지 않으며 결국 십자가에 못박은 죄를 저지른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아집과 독선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자신의 선택과 확신을 버리지 못하는 작은 죄 즉 유대인의 인지부조화에 빠진 것입니다. 그렇게보면 우리도 충분히 이러한 죄를 반복할 수 있으며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이러한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5장은 38년된 병자가 은혜의 샘물 베데스다 앞에서 예수님께 치료를 받은 기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를 향한 유대인의 비난과 정죄 그리고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끝까지 예수님을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대인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지켰던 사람들이었으며, 구세주를 기다렸던 사람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