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중독 자가진단 리스트’(미국 일중독자협회 자기 진단지)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업무에 몰입했을 때 힘이 솟는 것 같다

-본인의 업무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 지려한다

-업무, 게임 등의 모든 면에 있어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사실 리스트를 살펴보면 일중독 리스트라기 보단 책임감있는 사람에 대한 평가처럼 보입니다. 직장인의 85퍼센트가 ‘번아웃 증후군’에 노출되어 있고 OECD 국가중 자살율과 우울증 환자가 늘 1위라는 뉴스는 이미 익숙한 우리에겐 이 리스트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그렇게보면 예수님도 쉼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셨고 그래서 새벽에 한적한 곳을 찾으셨습니다.(막1:35-37) 그래서 한국교회 성도들도 자연스럽게 신앙생활도 ‘일’처럼 바빠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38년된 병자를 고치자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일한 죄’를 예수님께 묻고 박해했습니다.(5:16) 그때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일과 죄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그들의 상태를 지적한 것입니다. 

일중독 자가진단 리스트의 결과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일중독은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상실되면서 모든 것을 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즉 유대인들이 ‘일’로서 율법을 지키고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긴 것은 율법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구별하는 능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