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리하면

행복한교회 2022.07.23 16:50 조회 수 : 92

‘그리하면’은 조건에 사용하는 말입니다. 

가령 ‘너가 아침을 먹는다면, 그러면(그리하면) 용돈을 주겠다’와 같은 말입니다. 그래서 용돈을 받기 위해서 아침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 사용하는 ‘그리하면’은 사실 조건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예레미야 7장 23절에서 ‘…너희는 나의 명한 모든 길로 행하라 그리하면 복을 받으리라’를 읽으며 우리는 ‘복을 받기 위해 하나님이 명한 길로 행해야 한다’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영어 성경만 읽어봐도 그 의미를 어렴풋이 구별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조건절로 되어있어야 할 문장에는 ‘…Walk in all the ways I command you, that it may go well with you’(NIV) 즉 ‘Walk in… that it..’입니다. 조건절인 ‘If..then..’ 이 아닙니다. 

그래서 복을 받기위해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고 당연히 하나님의 복이 함께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즉 “명령과 필연적인 결론”으로 사용된 말입니다. 이 부분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은 한국말 이라는 언어가 이것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보면 함께 나눌 본문은 빌립보서 4장6-7절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여기에도 ‘그리하면’이 등장하며 우리는 이 구절을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하지만 영어에는 ‘And’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기위해서 염려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 그리고 감사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 아니라 “염려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 그리고 감사한 삶을 사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분은 하나님이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얻고자 노력해서 평강을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기 때문에 평강을 누릴 수 있습니다.

즉 ‘그리하면’의 은혜가 있는 것입니다. 시편23편의 결론인 ‘반드시’ 축복해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내가 열심히 신앙생활해서 하나님이 축복해 주셨다가 아니라 열심히 신앙생활하라 그리고 하나님은 축복해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주제가 등장합니다. 조건이 아닌 명령과 필연적인 결론으로 읽으면 ‘열심히 신앙생활’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나의 열심’으로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명령’으로 하나님이 말씀하셨는지 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 7장 23절은 명령과 귀결로 다시 읽으면 

지금 이스라엘 백성이 고난 속에 있는 것은 너희가 진실로 예배하며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외식적이며 겉모습만 흉내낸 결과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겉모습으로 하나님을 경배하면 된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감추고 외식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의 상태를 꼬집는 말씀입니다.